내 몸이 아닌것 같은 이 느낌 속은 거북하고, 온 관절이 저릿하고, 시야가 흐릿하다. 다만 마음은 꺽일듯 말듯, 의외로 꺽이지 않는다. 마라톤의 마지막쯤, 완주건 무엇이건 그냥 다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아니 그 마음마저 지쳐서 생각하기를 포기한다. 마냥 달릴 뿐이다. 재미있는건 지금 이건 이제 막 시작한거나 다름 없다는 사실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너무 오랫동안 달려왔는데, 결승선인줄 알고 이 악물고 도착했더니 출발선이더라. 이제 나이도 좀 있고 챙겨야할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만하고 싶다고 그만할수도 없는, 그걸 미리 알고도 선택한 과거의 나는 도대체 무엇을 봤던 것일까. 이미 뿌리는 내려졌으니, 할 수 있는거라곤 바람불면 흔들리고, 비오면 물속에 잠기고, 뭐 대충 그렇게 버티면서 옆으로 안눕고 어떻게든 똑바로 서서 자라길 바랄뿐이다. 시발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