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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졸업을 앞두고


돌아보면, 정말 오랜 기간을 공부했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공부하며 보냈다고 생각해보면, 내가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을까 문득 두렵다.

나와 비슷한 커리어를 밟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내 삶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할 수 있기도 하고, 참.... 고생을 사서 한 게 많다.

욕심이 많았으니 그러겠지.

인생의 암흑기를 보내는 동안 심신이 많이 상하기도 했다.


그런 게 있었다.

나중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지나쳐온, 젊은 날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어떡하나?

이미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다만 걱정인 건, 내가 나중에 "사회적으로 좋은 상태"가 되더라도, 감정적으로도 좋은 상태일까? 

긴 암흑기 동안 나 스스로에게 가장 큰, 의외의 변화는 나의 감정에 솔직해졌다는 것이다.

그전엔 좀 로봇 같은 경향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이 악물고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해야하나. 어쨋든, 사회적인 성공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주변을 보면, 여전히 사회적으로만 성공하면 된다고 믿는 부류가 있는 것 같다.

돈이 제일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쨋든 사회적으로는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 달까.


내가 이런 사색을 하는 이유는 내가 그네들 보다 철학적인 우월감을 영유하고 싶다기 보다는, 부러움이다.


지금 나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아슬아슬 하지만, 그렇게 허황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압도적인 부, 명예.


사회적 성공이 행복으로 가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행복을 유지해주거나, 감정의 바닥으로 내려 꽂히진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 정도라고 생각한다.


항상 고민했다.

사회적 성공을 이룬 후에 만나게 되는 동반자가 과연 영혼의 동반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라고.


요즘 좀 그렇다.

사회적 성공을 이룬다면 어떤 삶을 "살 수 있을지" 간접 체험 중이다.

지금까지 느낌 수기를 말하자면...

대외적으로는 으스댈 수 있지만 속으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문드려져가는 느낌이다.

하나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느낌.. 이랄까.


나는 결국, 행복한 삶 보다는 불행하지 않은 삶 정도에서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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