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의 적이 적지 않았다.
적지 않은게 아니라 많은 것일수도 있지만
인생 의탁할 만한 친구도 몇 있는 걸로 봐서는 내 성격이 그렇게 모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싶어, 적지 않다 정도로 내적합의를 한다.
사실 내 성격이 모난게 맞다.
못났다기보단 모났다고 생각한다.
그냥 둥글둥글하게 넘어갈수도 있는걸 끝끝내 의식하며
맞서 싸우건, 비굴하게 눈치보건, 그랬다.
그놈들이야 잘났건 못났건 신경끄고 내 할 일만 했으면 친구도 적도 아닌채 무던히 넘어갔을텐데, 어떤 형태로든 나는 불편한 티를 냈고,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주로 내가 무리에서 도망치는 방향으로 사건이 일단락 됐다.
인생은 무작위적 우연과 조그만 노젓기의 인과로서 운명이라는 거대한 시류가 결정된다.
시기별로 있었던 인생의 적들은 무작위적 우연일지도, 내 자의에 의한 노젓기의 결과물일지도 모르나, 결국 적이 많다는 거대한 시류가 생긴 것이다.
사실, 나의 노는 꽤 클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행운을 스스로 걷어차고
눈앞의 행복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음번 좋은 기회가 있을줄로만 알다가
결국엔 마지못해 가장 초라한 선택지를 골라드는...
자업자득이겠지.
죽는날까지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야할까.
내 인생은 왜 이런걸까...
운명일까, 우연일까
아니면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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