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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동굴 끝 신기루를 향해

거의 다 왔다. 사람이라면 차갑고 음습한 동굴 속에서 오랜 시간 버티는 것이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미지의 동굴로 뛰어든 것은 그 끝이 무엇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존재유무조차 불확실한 목표에도 그 과정에 의미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늘 그렇듯, 모험은 생각보다 힘들고, 오래걸리고, 외롭고... 모든 것이 예상 밖이다. 나의 나약함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복 받았다. 그래도 이렇게나 멀리 올 힘이 있었고, 이렇게나 멀리 왔더니 함께할 동료가 생겼다. 거의 다 왔다. 나를 부축해주는 친구들, 업혀가고 있는 중이지만 발 한 짝이라도 더 내딛자. 신기루면 어떠하며, 신기루가 아님을 믿으므로.. 다들 고맙다.

이렇게 살다 가겠지.

요즘 정말 탈진할 정도로 빡세게 일했다. 펑크도 많이 내고. 친구한테 펑크냈다니까 바이크 펑크낸줄 알더라 ㅎㅎ 내 이미지에 바이크가 각인이 많이 된듯.. 그냥... 영혼까지 불태우고 집에 들어와서 조용히 혼자 있자니 잠깐동안 느끼지 못했던 외로움이 찾아온다. 이렇게 살다 가겠지. 누가 그랬지. 자살은 사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실행하는 거라고. 살아있는 동안 느낄 불행이 행복보다 클 것으로 예상될때 하는 거라고. 행복과 불행은 반대개념이 아니라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경우는 포기하는 쪽이 더 경제적이겠지. 뭐... 반전을 기대하니까 꾸역꾸역 살아가는거겠지만.

오늘은 그냥 와봄

기분이 딱히 우울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센치 정도? 아까부터 듣던 노래가 그래서 그런가. 하고 싶은 게 참 많은데. 음... 그냥 요즘 뭔가... 모든 부분에서 그렇진 못하지만, 적어도 내 분야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몇 수 앞을 먼저 내다볼 줄 안다고 자부심을 갖고 살았는데 요즘 따라 부질없음을 느낀다. 가령 내가 어떤 일에 대해 5년을 먼저 내다봤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한 똑똑한 사람들은 1년쯤 남았을 때 대충 눈치를 채고, 자신이 미리 알았다고 서로 주장하니까. 결과적으로 1년 먼저 본 것과 5년 먼저 본 것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4년의 시간동안 압도적인 차이를 준비하지 못한 내 잘못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억울한건 내가 아무리 혼자 4년동안 몸으로 구르며 때우다가 1년 남은 시점부터 누군가가 자본력으로 밀어붙이면 그 격차가 순식간에 뒤집히는 기염(...)을 토하니까. 결과적으로, 준비 한참했는데 누군가가 낼름 해가는 모습에서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욕심이 참 많다. 20대 초중반의 나보다 여러면에서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그 개선의 결과를 알게되는것 또한 한참의 시간이 지난 이후다.  이렇게 늙는구나. 끔찍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