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통계 앞에 내가 할수 있는 말이 뭐가 있겠나. "나는 다르다" 주장인지 희망인지, 확신인지 절규인지.. 회자되는 것은 그 극악무도한 확률을 뚫어낸 이들의 영웅담일뿐, 몇몇의 장렬한 실패담은 그저 아름다운 도전으로 남을 뿐이다. 새벽 4시에 가까워진 밤, 사실 딱히 임박한 위기가 있는것도 아님에도 갑작스러운 불안감에 잠을 이루기 어렵다. 나아갈 길 생각하기도 벅찬데, 공허한 밤기운에 젖어 옛생각, 지나간 후회들, 인연들, 온갖 과거에 대한 집착으로 번민한다. "후..." 할 말은 많은데, 들어줄 이가 마땅히 없어 속깊은 한숨만 연거푸 내쉰다. 들어줄 이가 없는게 딱히 야심한 밤이어서 만은 아니리라. 결국 혼자인 것인가. 내 삶은 그렇게 되어 버린것인가. 인간의 본질인 것이겠지. 나 또한 그들에게 해주지 못했으니. 몇번이고 되뇌인다. 몇번이고 물어보고, 몇번이고 깨닫는다. 이미 안다. 잘 안다. 그저 신체오감에 취해 도원경을 거니는 날만을 기다릴뿐 그저 별수없이 이미 아는 것들을 중얼이지 않아도 될 날을 기다릴 뿐 도원경.. 도원경.. 꿈 희망 사랑 열정 희생 헌신 다 좋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뒤에있는 두개는 좀 끌리진 않지만, 내가 찬밥뜨신밥 가릴처지겠느냐. 다 좋다. 그러니까... 나한테 기회 좀 주지 않을래...?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한다면 지금 나는 50m쯤 왔을 것이다. 이 경기가 100m, 200m짜리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말하는 마라톤인지 모르겠다 올해 서른다섯, 마라톤이었으면 하지만.. 생물학적인 제한들에 비춰봤을때 100m짜리라고 보는게 합리적일 것이다. 나에게 잠재력이 있었음은 분명하나.. 지금은 얼마나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10%쯤 남은것 같다. 그 이후로는 그저 관성으로 항해하게 되겠지. 정말.. 25평 남짓한 아파트를 위해 30년 뼈빠지게 일해야한다는 공포란... 불타는 야망, 찬란한 사랑을 안고 뛰어가던게 엊그제였는데. 나를 어떻게 세뇌해야할까. 우울증약이 우울증을 단지 잊게해주는것이라던 의사선생님 말처럼, 잊어야만 달릴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