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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심심한

여느때처럼 고요한 밤이다. 오늘도 나를 찾아와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친구삼아 이런저런 잡담을 시도한다. 과거와 미래와 약간의 현재 자존심이 센 나는 미래가 적어도 이 정도는 될 것일지언데, 그게 크게 만족스럽진 못하다고 툴툴거린다. 녀석은, 내 구질구질한 허세가 안먹히는것 같다는 자각이 들때 즈음, "그랬구나.." 라는, 나에겐 조금 상처가 되는 무심한 추임새를 가끔 넣어줄 뿐이다. 내 말 듣고는 있니. 나 진짜 얘기할 사람이 필요해서 그래. 그래도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우리 그래도 그동안 꽤 친해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나는 무심한 너라도 그렇게 싫진 않아. 백지수표 같은 상상에다 행복의 값은 잔뜩 적어두었고, 금리는 너무 높고, 하루 벌어 하루 살고. 어쩌다 힘든 날이면 조금의 행복도 벌어오질 못해. 배고파. 너도 내말 알지. 나 내일도 그거 벌러 가야해. 조금만 쉬고 싶다. 그냥 너랑 살면 안될까.. 그래 너도 쉽지는 않겠지. 오늘은 일단 자자.  수고했어.

부유

우주,  부유하는 밤, 부유하는 지구 그리고 시간과 그리고 나 분명 반지하 방 침대 위에 부유해야할텐데 온통 외로운 우주로 가득찬 공간 어쩔 수 없음에도 놓지못한 기억들.. 안녕, 잘 지내? 나도 잘 지내고 있어. 응.. 그렇지. 원래 세상이 만만치 않아. 그래도 잘 지내고 있는것 같아서 다행이네.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하고) ((밥 한번 먹자)) 응 잘 지내. (다음에 또 보자) 안녕! (((보고싶을거야))) 우주를 부유한다. 그저 흘러간다.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게 삶이고, 우주이고, 그렇게 의미가 없는것이다. 흘러가는게 아니다. 그저 부유하는 것이다.

근황

마지막 글이 한참전이구나. 그새 졸업도 했고, 하나의 인연이 잠시 다녀갔다. 이젠 그리 슬프지도 않더라. 행복한 사람들을 볼때 느끼던 사무치는 부러움도 이제는 그리 크지 않고 죽는날까지 지속될지도 모를 우울할 나날들에 대한 예상이 예전만큼 무섭지도 않다. 사실 뭐가됐든 대학원생활보단 행복하다. 막 엄청 여건이 좋아진건 아니지만 어쨋든 좋아져서, 그게 아직까진 좀 얼떨떨하게 좋은, 그런 느낌이다. 어차피 짧은 인생 아닌가. 그 짧은 인생 안의 짧은 토막 간에도 나에게 일어난 정신적인 변화들을 실감한다. 예전엔 싫었던 나의 그 못난 모습들이, 이제는 새파란 날에만 할 수 있는 실수들이었음에,  오후 4시쯤, 아직은 파랗지만 조금만 딴짓하면 저녁이 되어있을듯한 그런 감정으로 아쉽다. 아직도 내 머리 끄트머리에 달랑이고 있는 미련들이 조금만 더 나를, 아니 내 인생을 끌어줬으면 좋겠다. 내 인생 나도 이제 모르겠고, 그냥 못다버린 이 못난 마음들이 나를 앞으로 끌어당겨줬으면 좋겠다. 나는 이제 글렀으니 내 인생만이라도.. 말하고 보니 웃기는 구나. 나는 됐고 내 인생만이라도라니. 무슨소린지 모르겠다. 그냥 뭐라도 겉보기에 멀쩡해보면 된게 아닐까. 

다짐

 전쟁통(?)의 다짐이다. 무슨 일이 생기건 신경쓰지말자. 이미 남들 못 겪어볼 일 많이 겪었는데 어찌보면 고생이지만 어찌보면 컨텐츠 부자인셈이다. 그 많은 메인스테이지와, 보너스스테이지와, 함정들, 패자부활전들, 어쨋든 지나왔다. 모두 클리어했다곤 하지 못해도, 어쨋거나 나쁘지 않게 중요한 건 다 해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생기든 신경쓰지말자. 어차피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고 그 많은 미션들을 모두 이해하려 했다면 여기까지 감히 올 수나 있었을까. 가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시발! 그래 이해해서 뭐해 이해 한다고 누가 상을 주는것도 아니고 이해 못한다고 벌을 주는 것도 아니다. 사실 중간만 가도 반은 간다. 시발 참는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뇌를 비우자.

박사 졸업을 앞두고

돌아보면, 정말 오랜 기간을 공부했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공부하며 보냈다고 생각해보면, 내가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을까 문득 두렵다. 나와 비슷한 커리어를 밟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내 삶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할 수 있기도 하고, 참.... 고생을 사서 한 게 많다. 욕심이 많았으니 그러겠지. 인생의 암흑기를 보내는 동안 심신이 많이 상하기도 했다. 그런 게 있었다. 나중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지나쳐온, 젊은 날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어떡하나? 이미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다만 걱정인 건, 내가 나중에 "사회적으로 좋은 상태"가 되더라도, 감정적으로도 좋은 상태일까?  긴 암흑기 동안 나 스스로에게 가장 큰, 의외의 변화는 나의 감정에 솔직해졌다는 것이다. 그전엔 좀 로봇 같은 경향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이 악물고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해야하나. 어쨋든, 사회적인 성공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주변을 보면, 여전히 사회적으로만 성공하면 된다고 믿는 부류가 있는 것 같다. 돈이 제일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쨋든 사회적으로는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 달까. 내가 이런 사색을 하는 이유는 내가 그네들 보다 철학적인 우월감을 영유하고 싶다기 보다는, 부러움이다. 지금 나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아슬아슬 하지만, 그렇게 허황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압도적인 부, 명예. 사회적 성공이 행복으로 가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행복을 유지해주거나, 감정의 바닥으로 내려 꽂히진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 정도라고 생각한다. 항상 고민했다. 사회적 성공을 이룬 후에 만나게 되는 동반자가 과연 영혼의 동반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라고. 요즘 좀 그렇다. 사회적 성공을 이룬다면 어떤 삶을 "살 수 있을지" 간접 체험 중이다. 지금까지 느낌 수기를 말하자면... 대외적으로는 으스댈 수 있지만 속으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문드려져가는 느낌이다...

훈련소 인터넷편지(2023-07-04)

 재영아 안녕? 나 준화야 훈련소 거의 끝나가지만, 그래도 소소한 읽을거리라도 되라고 짧게 한편 보내.  우리 인연이 생각보다 오래됐구나. 올해 딱 10년인가..? 생각해보면 우리가 뭔가 일이나 프로젝트로 크게 엮인 적은 없었지만 네가 평소에 워낙 열심히 하기도하고 사람 대하는 센스도 좋아서 개인적으로 언젠가 한번쯤은 꼭 같이 일해보고 싶은 친구였단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10년,20년 후 언젠가 한번은 한 팀으로서 일해보고 싶다.  내가 보는 너는 갓생러인데, 뭔가 늘 부족하다고 여기는게 의외기도하고, 그게 오히려 더 멋져보이더라. 우리 시그마 친구들 대부분이 그렇긴 하지만 너는 특히 괜히 응원하고 싶더라. 주변에 잘 베푸는 점이나,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여자친구 분이랑 오랜시간 잘 만나는것도 그렇고. 부러운 점이 많다. 착해 빠진 능력있는 공돌이 순정남 크으.. 어휴 뭐 너 치켜세워주는 내용을 쓰려고 한건 아닌데 뭐 쓰다보니 이렇게 되네. 인편 쓸때마다 고민이야 참 ㅋㅋ. 추억팔이라도 해야하나. 그리고보면 작년 겨울 엠티때 잔불에 홈런볼 구워먹던게 참..ㅎㅎ 개인적으로 좋았던 기억이다. 맥주가 기가막혔지.  너나 나나 자꾸 바빠져서 이런 걸 또 할 기회가 몇번이나 있을지, 한번은 있을지 모르겠다. 약속은 못하더라도 혹시 기회가 되면 또 가자. 오글거려서 이만 끊는다. 훈련소 나오면 보자. 

It's not done until I say it's done

 As I said, 내가 끝났다고 하기 전까진 끝난 게 아니다. 씨발. 우울, 불안, 공황, 수면장애, 또 뭐? 약빨 잘 받는 것도 능력이다 약 기운 때문에 졸려도 버티는 게 능력이다. 돈 없이 살아서 악깡버 잘하는 것도 능력이고 개새끼야 여태 담배 안피다 이제와서 담배피니까 괜히 기분 좋은것도 내 운이다. 끝나간다. 아오 이 지긋지긋한 밤샘이 새미야.. 그만 좀 보자 이제. 아직 안끝났어 인마 ㅈ같은 약기운 졸려 죽겠다. 그래도 할 거 해야지? 개새끼야. 웹툰만 보고 할게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