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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다녀갔는가

눈이 다녀갔는가. 길이 하얗게 젖어있다. 조심조심 내리막길을 걷는다. 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거라던 그 노랫말이 문득 떠오른다. 눈이 다녀갔는가. 산바람은 부드럽고 아스팔트길 옆 작은 개울이 흐르고 저 멀리 별의 소리가 들린다. 눈이 다녀갔는가. 못다한 추억은 그립고 그래도 네가 있어 행복했...

적막이 찾아오면

적막이 찾아오면 시간도 더불어 찾아온다. 나의 과거, 미래, 그리고.. 스쳐간 사람들.. 아파했던 기억들과 아파하게 될 거란 걱정. 인생은.. 길을 뒤로 걷는 것처럼 갑자기 네가 찾아와 애태워놓고는 한발한발 내딛을수록 너와 멀어진다. 괜찮다. 원래 삶이란 이런 것이고 너 또한 그렇지 않느냐. 다만, 너 마...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다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다. 그리워서 힘든 날 힘들어서 그리운 날 생리적인 작용은 음성 피드백이기 마련인데 짖굳게도 이런것은 꼭 양성 피드백이다. 내 인생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니 뭐 사실 뻔한 인생이다만 어린 날의 청사진은 어째 색이 바래가고.. 내 인생의 설계도는 가면 갈수록 예산이 삭감되어...

새벽에 출근했다.

오는 길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번호를 전화를 걸었다. "전원이 꺼져있어 음성사서함으로 ......" 별생각없이 그냥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정말 돌아가셨구나.. 눈물을 대충 수습하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음성메세지를 남겨야겠다. 삐- 소리와 함께 다시 눈물이.. 내 눈에서 이렇게 눈물이 쉽게 나왔던가.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콧물만 닦았다. 마음을 조금 추스르고, 할머니께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말이라기 보단.. 내가 다섯,여섯살 때 회초리 든 할머니 앞에서 질질짜던 모습에 가까웠으리라. 처음 알았다. 음성메세지에 3분 정도의 제한 시간이 있다는 걸. 한참 얘기한 것 같았는데, 3분 밖에 안됐다니. 하긴, 어릴 적 할머니한테 혼날 땐 시간이 그렇게 안갈수가 없었지. 녹음한 메세지를 보낼건지, 다시 녹음할건지 선택하라고 했다. .... 다시 녹음을 선택하고, 이번엔 조금 제대로 된 말을 했다. 할머니가 나한테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해주었는지, 내가 얼마나 감사하고 미안한지, 내가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번 3분은 참 짧았다. 결국엔 음성메세지를 전송하진 않았다. 할머니도, 손자한테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많았겠지. 나도 그럴 뿐이다.

별과 달을 따다주겠다 했지

언젠가 너에게 하늘의 별과 달을 따다주겠다 했었지. 정말, 그러고 싶었어.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너에게 별을 따다주고 싶어서 별나라에 왔지만.. 여기는 너무 크고 공허하고 무엇보다 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자신이 없어. 하하 기껏 별나라에 왔더니, 못 돌아간다니.

석가탄신일

어제는...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석가탄신일이었다. 할매는 불교신자였다. 그래도 한동안은 조금이나마 잊고살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생각나긴 했지만.. 오늘은 이리저리 일이 쌓여서 늦게 퇴근했는데, 할머니가 불교신자였던 탓인지 석가탄신일인 오늘은 유독 먹먹했다. 사진첩을 보았다. 할머...

오늘은 조금 나태했던것 같다.

내일은 집중해서 빡세게 하루를 살았으면 좋겠다. 나의 세상이었던 그녀를 추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