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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밤

늦은 밤 침대에 누워 이루지못한 잠을 기다리고있으면 오라는 잠은 안오고 저 먼 우주가 슬며시 다가와 방안을 채운다. 이 적막감, 영문모를 화이트노이즈 달빛일지 도시공해일지 모를 희멀건 빛으로 일렁이는 창과 벽지. 언젠간 방이 아니라 나만의 작은 관, 혹은 항아리를 채워주겠지. 우주로 가득찬 이 작은 공간.  어쩌면 인간의 삶이란게 단지 영원의 시간동안 자기 한 몸 담을 작은 그릇에 우주를 가득 욱여넣기 위한 과정이지 않을까 다 의미없다고 매번 되뇌이면서도 무얼 위해 그리 살아가는지. 피곤하구만. 너는 행복한가보다.

제어불능

거대한 조류, 그리고 작은 조각배. 인생의 대부분은 내 의지의 영역을 벗어나있다. 진심이라는 낭만도 헌신이라는 열정도 그 모든 것이 무력하다. 아니, 귀엽다. 너무 힘들다. 그냥 죽고싶다. 언제쯤 나를 데리러 올까 내가 방향타를 잡고 있다는 착각 손으로 노를 저어도 언젠간 닿을 것이라는 허망 결국엔 도달하고야 마는 불감증의 섬. 삶에 대한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저 고기먹으면 좋고 섹스하면 좋고 대가리가 텅 비어간다. 싫다. 너무 싫다. 진짜너무 싫다. 정녕 이것이 삶이란 말인가? 흔한 배나온 아저씨 1이 되는 것이.. 나의 인격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내가 노저어 온것이 이곳인가. 이게 씨발 내가 정말 원해서 온 곳일수가 있느냐. 없다. 그저 빤스 난닝구만 걸치고 도달한 돌섬에는 돌로 된 음식과 돌로 된 여자와 돌로 된 금은보화가 있을 뿐이다. 색칠정도는 되어있으니 기뻐하자. 칠이 벗겨지진 않을 선에서..

굳은살

나는 분명 준비가 되어있었음에도 환경이 따라주지 못해 끝내 닿지 못한 것들이 있다.  쉽게 이루는 이들을 보며 할 수 있는건 별 수 없을 수 밖에. 부모탓, 환경탓, 조금 성숙하면 못난 내 탓. 평생의 멍에가 되어 남는다. 닿지 못한 별세계. 별처럼 빛나는 그들.. 그래도 열심히는 살아서 산등성이 적당한 고지까지는 올랐음에 만족해야하는, 마냥 불평할순 없는 운명. 멍에를 숨기며 살아갈지, 굳은살을 내보이며 살아갈지는 내 의지다. 인생을 배우고 굳은살로 남긴다. 굳은살로 더 버티고, 더 나아간다. 어디로 향할지는 모른다. 어쩌겠는가. 그저 멀리 가보고 그곳에 낙원이 있기를 기도할뿐.. 먼저 간 이들에게 경의를, 함께 갈 이들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술 한잔

오랜만에 혼자 한 잔 한다. 이리저리 참 힘들다. 내 인생이 늘 그래왔듯.. 맨날 죽는 거 타령하고, 인생 다 끝난 사람마냥 독백하고. 지긋지긋하다. 그렇다고 막상 상황이 안그러기도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하다. 1분이라도 더 자야하는데, 내일 또 아침일찍(이라 쓰고 9시 반) 나가야하는데 시발련아 뭐 어쩌라고. 지금 이미 새벽 4시인데 이러나 저러나 ㅈ된거 아니냐?ㅋㅋ ㅈ같다 개새끼야... 어차피 니 사정이고 나한텐 남일 아니냐.. 준화야. 니 사정을 내가 뭣하러 신경쓰냐.. 내가 뭐 어떡할까? 어떻게 해줘? 니 분수에 맞게, 니 아버지 마냥 평생 ㅈ빠지게 일하고 '아이고 수고했어' 몇마디 듣고 퉁치고 살자. 내가... 뭘 어떡하니... 어쩌면 좋아... 내 성격만 더러워지고, 할 수 있는건 그냥 참는거 밖에 없구나. 내가 시발 승질부려서 될 거 였으면 이미 했겠지. 가뜩이나 성질 더러운데. 대가리가 아프다 대가리가. 좆이다. 개 좆이다 시발새끼들아. 내가 시발... 내가 어떻게 할까 개새끼들아. 안취했어 인마. 꼴랑 위스키 한잔에 내가 갈 놈이냐? 진짜.... 인생이 너무 하잖아... 진짜... 이해 좀 해주라... 나 잔다.

멀고도 가까운

미래, 언젠간 오고야 마는. 짧다, 짧아. 우리 인지의 크나큰 왜곡으로 길고 지루한 여정처럼 보일때가 있지만, 결국엔 한 순간이다. 나를 키워준 할머니와의 시간도, 죽는 날까지 그리워 할 그녀와의 사랑한 기억도, 나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갔던 그 끔찍한 경험들도, 결국엔 한순간인 것이다. 이것 보아라, 사실 몇개 기억나는 것이 없지 않느냐. 그렇게 잊지 않으려 했건만...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고 했던가.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했던가. 결과보단 과정이라 했던가. 어린 마음으로 세상의 진리를 추구했던 나는 결국엔 진리의 대척점에 선 사람이 되어버렸다. 추하구나. 금방이다. 인지의 왜곡일뿐, 정말 금방이다. 잊고 싶은 기억과 도망가고 싶은 마음과 사무치는 그리움 이 모든 것이 결국 오고야 마는 그것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가깝다. 상쾌한 이 느낌.

인생의 적

나는 인생의 적이 적지 않았다. 적지 않은게 아니라 많은 것일수도 있지만 인생 의탁할 만한 친구도 몇 있는 걸로 봐서는 내 성격이 그렇게 모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싶어, 적지 않다 정도로 내적합의를 한다. 사실 내 성격이 모난게 맞다. 못났다기보단 모났다고 생각한다. 그냥 둥글둥글하게 넘어갈수도 있는걸 끝끝내 의식하며 맞서 싸우건, 비굴하게 눈치보건, 그랬다. 그놈들이야 잘났건 못났건 신경끄고 내 할 일만 했으면 친구도 적도 아닌채 무던히 넘어갔을텐데, 어떤 형태로든 나는 불편한 티를 냈고,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주로 내가 무리에서 도망치는 방향으로 사건이 일단락 됐다. 인생은 무작위적 우연과 조그만 노젓기의 인과로서 운명이라는 거대한 시류가 결정된다. 시기별로 있었던 인생의 적들은 무작위적 우연일지도, 내 자의에 의한 노젓기의 결과물일지도 모르나, 결국 적이 많다는 거대한 시류가 생긴 것이다. 사실, 나의 노는 꽤 클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행운을 스스로 걷어차고 눈앞의 행복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음번 좋은 기회가 있을줄로만 알다가 결국엔 마지못해 가장 초라한 선택지를 골라드는... 자업자득이겠지. 죽는날까지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야할까. 내 인생은 왜 이런걸까... 운명일까, 우연일까 아니면 선택일까..

비명

온 몸이 비명을 지른다. 이른감이 좀 있지만 어느덧 나도 안아픈데 없는 나이가 되었고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날뛰는 내 몸뚱아리 신경세포들과 지루하지만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가끔 좀 덜 아픈날도 있지만.. 안아픈 날은 없다. 바닥 밑에 지하실 있다고, 더 아파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오늘 한 인생후배가 펑펑 울었다. 모질게 해서 운건 아니고, '우울증 있진 않냐'는 무례함과 걱정 그 사이 어딘가의 질문에 입술을 잠깐 오므리더니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자기도 인생 답답했겠지. 따지고 보면 자기도 코너에 몰린건데 도와주는 인간 하나 없이 개같이 두들겨 맞기만 했으니. 내 옛날 생각이 났다. 옛날일이라고 하기엔 인생이 워낙 연속적이라 마냥 옛날일인진 모르겠다. 여기저기 뜯기고 당하고, 그러다 내 몫 좀 챙길랍시면 어느새 나쁜놈 되어있고. 후배님도 딱 그런 상황이겠다 싶었다. 결국 나만 못난 놈인.. 어쩌겠는가, 나는 돈을 냈고, 그에 대한 대가를 챙겨야 하는 입장인 것을. 사회라는 것이 그런 것을... 내가 속한 로봇분야 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을 검색해보았다. 정말, 다들 지지리도 못 버는구나. 우리가 저기보다 나은점 서너가지에 못난점 십수가지인데, 저 조그마해 보이는 실적마저도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 나의 꿈은 허무맹랑한 것일까. 정말 쥐똥만큼도 없이도 여기까지 왔는데, 어쩌면 더 갈수도 있지 않을까. 단지 하늘로 던진 종이비행기마냥, 어디로 갈진 몰라도 적당히 날다 떨어질 그런 운명인걸까. 그 철없던 동생놈도 어느덧 철이들어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욕망에 불타던 마음은 이제 어른딱지 대신인양 그저 별일 없이 무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어간다. 포기일까. 과연 포기인걸까. 그저 강 하류의 돌 같다.